초록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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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핵신문을 읽고_파련화된 사회(충북대 사회학과 3학년 박소정)

파편화된 사회 충북대 사회학과 3학년_ 박소정 탈핵신문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대도시의 전력소비를 위해 희생되었던 핵 발전소 인근 지역 주민들에게 또다시 희생을 강요하고 있습니다.”라는 양기석 신부님의 말씀이었다. “핵발전소 용역 노동자의 설움…피폭량, 한수원 직원 9.6배”라는 기사에 따르면, 인체에 해가 없다고 생각되는 방사선의 양적 한계를 의미하는 ‘선량한도’가 일반인의 기준인 연간 1mSv를 넘는 직원도 2453명이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한다. 나는 이러한 현상에 의문이 들었다. 우리 사회는 지난 날 동안 노동자들의 기여로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루었지만, 그런 노동자들을 위한 사회적 안전망 확충에는 너무 소홀하지 않았는가? 대한민국 대기업 종사자 비율은 10%라고한다. 그리고 나머지 노동자들은 대기업이 아닌 곳에서, 그들의 역할을 수행하며 사회를 지탱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는 90%의 노동자가 아닌 10%의 노동자에게 주목했다. 만약 90%에 해당하는 노동자가 자신의 근로환경에 불만을 가지면, “그건 네가 학창시절에 공부하지 않아서”, “대기업에 들어간 사람보다 노력을 덜해서” 라며 오히려 노동자를 탓한다. 어째서 안전한 노동현장에서 근로하는 것이 특권 계층에게만 허락되는가? 대기업 직원이 대한민국에 존재하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이 지탱될 수 없듯, 다른 종류의 노동자들도 존재하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은 지탱될 수 없다. 모든 노동자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사회에 기여하고 있는데, 일부 노동자들에게만 안전한 근로환경을 제공하는 것은 명백한 차별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원안위 273회 회의에 따르면, 18개 핵 발전소에 규격미달 설비가 설치되었다고한다. 핵 사고는 한 번 발생하면 반영구적으로 지속되는 피해를 낳음에도 불구하고, 2023년 현재까지도 관리가 소홀히 이루어지고있었다. 왜 많은 사람들은 원전 시설 문제에 관심을 갖지 않을까? 이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나는 원전문제와 자신은 관련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

2023.07.04.

탈핵신문을 읽고_위험 부담, 책임, 관심(충북대 사회학과 3학년 전서희)

누가 위험을 부담하고, 책임하고, 관심을 가져야 할까? 충북대 사회학과 3학년_전서희 나에게 탈핵은 너무 어렵다. 청주에서 나고 충북지역에서만 자라서 핵과는 멀리 지냈다. 핵이 무엇인지도 잘 모르고, 탈핵 운동의 전개도 복잡하게만 느껴진다.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탈핵 얘기가 피부로 와닿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탈핵신문을 펼쳤다가도 다시 덮고, 사나흘 후에 다시 펼쳐 대충 훑어만 본 뒤 또 덮어 놓고. 결국 정독하기까지 일주일이 걸렸다. 탈핵은 처음이라 어디서부터 어떻게 생각을 전개해야 할지 방황했다. 사실 아직도 그 답을 찾지 못했다. 그래서 나는 각각의 기사에 집중하기보다는 신문의 전체적인 개요를 보고 탈핵이 우리 사회에 던지는 질문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기로 했다. (문제가 어려울 땐 두루뭉술하게 논점을 피해가는 나의 모습이 웃겼다. 사회학 공부를 하는 척만 할 때 생기는 일 같기도 하다.) 1면의 핵발전소 이야기를 하고 싶다. 고리2호기는 40년 만에 수명을 다했다. 수면 연장을 위한 정기적인 평가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 핵발전소 수명은 40년이다. 다시 말하자면, 40년은 핵발전소로부터 발생하는 위험과 불안을 감당할 수 있는 기간이다. 누가 감당하는가? 어떻게 감당하는가? 아니, 감히 감당을 할 수 있기는 한가? 왜 굳이 감당해야 하는가? 모르긴 몰라도 내가 방금 던진 질문들은 탈핵 운동과 맞닿아있는 듯하다. 탈핵신문에서 다뤄진 산업부(3면), 시민단체, 지구환경(6면), 식품(4면) 등이 모두 ‘감당’ 근처에 있다. ‘누가 감당하는가?’는 탈핵신문을 읽는 내내 가장 강하게 꽂힌 부분이다. 내가 생각하는 감당이라는 것은 단지 핵발전소 건설, 운영 이후 사후처리가 아니다. 핵발전 자체에 대한 활발한 담론 형성과 사전 예방까지 포함한 것이다. 다시 본론으로 가서, 핵발전에 대한 감당이 지리적, 지역적, 공간적, 나아가 심리적, 사회적으로 분리된다. 8면의 ‘전국 탄핵 활동’ 지도를 보자. 핵발전소는 물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해안지역에 위치한...

2023.07.04.

탈핵신문을 읽고_나의 원전 이야기(충북대 사회학과 3년 김민주)

나의 원전 이야기 충북대 사회학과 3학년_김민주 포항에서 태어나 포항 시골에서 자랐다는 이유로 원전은 늘 나와 가까웠다. 그러나 내가 본격적으로 원전에 대한 위험을 인지하게 된 것은 중학교 때였다. 당시 학교에서 월성 방사능 방재 합동 훈련을 진행했는데, 나는 꽤나 그 훈련을 당황스럽게 여겼던 것으로 기억한다. 내용은 무작정 동사무소로 가기. 영문도 모르고 꽤나 부실한 훈련을 받았던 나는 ‘이게 훈련인가?’라는 생각만 들게 하였다. 이후 고리 원전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 ‘판도라’를 보면서 원전에 대한 공포가 내 중학교 시절을 완전히 뒤덮었다. 그러나 부끄럽게도 나는 그러한 원전 사고는 먼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엄청나게 적은 확률로 나타날 사건이라고 말이다. 주변에서는 원자력 마이스터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선배가 꽤 있었고, 우리 엄마도 한수원에서 지원 및 운영하는 수영장에서 수영을 배웠기 때문이다. 그렇게 ‘핵은 나쁜 것’이라는 인식은 가지고 있었지만, 어떻게? 왜 나쁜 것인가? 에 대한 답을 내리지 못한 채 나는 충북대학교 사회학과에 들어오게 되었고, 2022학년도 2학기에 환경사회학을 수강하게 되었다. 보고서 주제를 정할 때까지만 해도 내가 현재 경주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월성 원자력 발전소 이야기를 쓰자고 하였다. 그렇게 나는 보고서 주제를 원전으로 정하면서 그제서야 제대로 된 위험 인지 및 위험 인식을 할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교수님께서 월성 원자력으로 이야기를 쓰기 위해서는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고 말씀하셨다. 정말 많은 자료들을 보았다. 전부 사용하지는 못했지만, 열댓 개 가까이 되는 논문들과 백 페이지가 넘는 ‘월성1호기 조기폐쇄 결정의 타당성 점검(국회감사요구)’ 자료를 보았다. 교수님께서 추천해 주신 전반적인 국내 원자력 담론을 분석하기 좋은 한국탈핵이라는 책을 정독하기도 하였다. 또한 그때 처음으로 탈핵신문까지 접하게 되었다. 탈핵신문은 많은 전문가들이 반핵 담론을 형성하고 있는 곳이었다. 경주에는 월성 원전과 신월성 원전까지...

2023.07.04.

탈핵신문을 읽고_기장 고리원전, 사고방식의 변화(충북대 사회학과 1학년_김보란)

기장 고리원전, 사고방식의 변화 충북대 사회학과 1학년_김보란 궁금해할 사람은 아무도 없겠지만, 나는 18년간 원전 가동 지역이었던 부산에서 거주한 부산 토박이였다. 부산에는 유명한 바다(해운대, 광안리 해수욕장 등.)들이 많겠지만, 부산에 거주하는 이들은 정작 이런 곳을 즐겨 찾지 않는다. 사람도 많을뿐더러 ‘오션뷰’라는 명목으로 밥 한 끼 하려 해도 2, 3만 원은 기본이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즐겨 찾던 바다는 대부분 기장이었고, 바다가 보고 싶은 날엔 그중에서도 임랑해수욕장을 즐겨 찾았다. 임랑해수욕장의 몽돌 해변에 서면 나의 왼쪽으로는 넓게 펼쳐진 고리원전을 쉽게 볼 수 있다. 고리원전은 1호기, 2호기, 3호기, 4호기 총 4기가 운영되고 있고, 이곳에서 발전되는 전기에너지의 양은 연간 약 200억 kw/h로 국내에서 생산되는 전기량의 1/3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규모가 큰 발전시설이다. 그 말인즉슨 방사능 유출 등 원전 사고의 피해 또한 막심하다는 뜻이며, 이 일로 인한 기장 주민과 정부, 한국수력원자력 간의 갈등은 현재진행형이다. 내가 부산에 살던 당시엔 집 근처에 어린이대공원, 시민공원과 같이 농성, 집회하기에 최적인 광장형 시설이 있었고, 실제로 주말마다 각종 집회, 시위로 시끌시끌했다. 근처 주민이었던 나는 그 시위에 관심을 가지기도 전에 그들의 목소리, 음악 소리에 일상생활의 불편을 겪기만 했기에 그들이 그리 달갑지만은 않았다. 주말에 집 밖이 시끄럽다면 ‘아, 또 시위야?’ 하는 투정이 앞섰다. 내가 기억하는 그 어느 날도 집회 행진을 했었다. 그들은 기장의 고리원전 1호기를 폐쇄하라 요구하는 대규모 걷기 행사를 진행 중이었다.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나는 원전에 대한 상식이 전무했다. 그저 ‘원전에서 에너지를 많이 생산해 낼 수 있고, 원전에서 사고가 나면 위험하다.’, 정도? ‘하지만 그 위험을 감수하면서 원전을 운영하는 데엔 그만큼 엄청난 에너지를 손쉽게 얻을 수 있기 때문일 텐데.’, 그저 그들을 ‘유난이네.’ 정도로 ...

2023.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