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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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핵신문을 읽고_기장 고리원전, 사고방식의 변화(충북대 사회학과 1학년_김보란)

기장 고리원전, 사고방식의 변화 충북대 사회학과 1학년_김보란 궁금해할 사람은 아무도 없겠지만, 나는 18년간 원전 가동 지역이었던 부산에서 거주한 부산 토박이였다. 부산에는 유명한 바다(해운대, 광안리 해수욕장 등.)들이 많겠지만, 부산에 거주하는 이들은 정작 이런 곳을 즐겨 찾지 않는다. 사람도 많을뿐더러 ‘오션뷰’라는 명목으로 밥 한 끼 하려 해도 2, 3만 원은 기본이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즐겨 찾던 바다는 대부분 기장이었고, 바다가 보고 싶은 날엔 그중에서도 임랑해수욕장을 즐겨 찾았다. 임랑해수욕장의 몽돌 해변에 서면 나의 왼쪽으로는 넓게 펼쳐진 고리원전을 쉽게 볼 수 있다. 고리원전은 1호기, 2호기, 3호기, 4호기 총 4기가 운영되고 있고, 이곳에서 발전되는 전기에너지의 양은 연간 약 200억 kw/h로 국내에서 생산되는 전기량의 1/3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규모가 큰 발전시설이다. 그 말인즉슨 방사능 유출 등 원전 사고의 피해 또한 막심하다는 뜻이며, 이 일로 인한 기장 주민과 정부, 한국수력원자력 간의 갈등은 현재진행형이다. 내가 부산에 살던 당시엔 집 근처에 어린이대공원, 시민공원과 같이 농성, 집회하기에 최적인 광장형 시설이 있었고, 실제로 주말마다 각종 집회, 시위로 시끌시끌했다. 근처 주민이었던 나는 그 시위에 관심을 가지기도 전에 그들의 목소리, 음악 소리에 일상생활의 불편을 겪기만 했기에 그들이 그리 달갑지만은 않았다. 주말에 집 밖이 시끄럽다면 ‘아, 또 시위야?’ 하는 투정이 앞섰다. 내가 기억하는 그 어느 날도 집회 행진을 했었다. 그들은 기장의 고리원전 1호기를 폐쇄하라 요구하는 대규모 걷기 행사를 진행 중이었다.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나는 원전에 대한 상식이 전무했다. 그저 ‘원전에서 에너지를 많이 생산해 낼 수 있고, 원전에서 사고가 나면 위험하다.’, 정도? ‘하지만 그 위험을 감수하면서 원전을 운영하는 데엔 그만큼 엄청난 에너지를 손쉽게 얻을 수 있기 때문일 텐데.’, 그저 그들을 ‘유난이네.’ 정도로 ...

2023.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