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과 생태

관리자
발행일 2015-07-10 조회수 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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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월부터 무척 덥습니다. 한 여름의 온도와 같은 일상에 몸이 점점 지쳐갑니다. 더 덥게 느껴지는 것은 비다운 비가 내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바로 봄 가뭄이 여름으로까지 이어지는 길고 긴 초여름 가뭄입니다. 예전에도 겨울에서 봄까지 건조해짐으로 발생하는 봄 가뭄이었다면 이번의 가뭄은 기후의 변화의 영향이 큰 것 같습니다. 봄이 짧아지면서 초여름이 가뭄은 수분의 증발되는 양이 많아 더 심화시키기 때문일 것입니다.
가뭄의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바로 전적으로 비에 의존하는 식물들입니다. 대부분의 식물들은 땅에서 수분을 흡수하며 그 수분을 통해 생명을 유지하는 방식으로 살아갑니다. 식물에게 수분의 공급이 없다는 것은 사람에겐 물을 주지 않는 것과 똑같은 고통입니다.
또한 식물도 자신이 살아가기 위한 체온을 유지하는데 한낮에 뿌리에서 수분을 흡수해서 잎으로 증발하며 체온을 유지합니다. 하지만 가뭄으로 인해 물이 없기에 자신의 몸에 있는 수분을 사용하게 됩니다. 식물의 잎 부분을 시작으로 줄기에 있는 수분을 천천히 사용하다 말라가게 됩니다. 잎이 말라 수분의 함량이 없어지면 이 잎은 다시 소생할 수 없습니다. 그로 인해 식물은 다시 잎을 내는 동안 광합성을 하지 못하고 영양을 공급하는 체계가 무너지고 맙니다. 그래서 대부분 긴 가뭄을 보내고 비를 맞이하더라도 고사하게 되는 것입니다.
가뭄이 깊어지면서 지역의 계곡물이 다 마르기 시작했습니다. 산에는 계곡 주변에도 풀들이 잎이 마르고 정상 부분의 키 작은 산철쭉들은 잎이 바짝 말라비틀어져버렸습니다. 간간이 버티는 큰키나무들도 잎을 바닥으로 축 늘어뜨리고 매일 비가 오기를 기다립니다. 가뭄으로 인해 풀들이 말라버리니 초여름의 꽃들은 꽃을 대부분 제도로 피우지 못 했습니다. 그나마 간신히 피운 꽃들에는 꽃을 찾는 곤충들이 부쩍부쩍 모여 경쟁하기 바쁩니다. 그 싸움을 보고 있노라면 이것은 생존에 대한 전쟁 같아 보입니다. 가뭄은 이렇게 생명들에게 큰 시련을 주게 됩니다.
계곡의 물이 마르자 이제 냇가로 들어오는 물줄기들이 말라가기 시작합니다. 곳곳의 작은 저수지는 바닥을 드러내고 무릎에도 오지 않는 작은 물웅덩이에는 남은 물고기들이 숨을 이어갑니다. 가뭄에 힘센 가물치가 저수지의 땅을 파고 들어가 집을 만들어 다른 물고기를 살린다는 이야기는 저수지의 가물치 시체로 만나게 되었습니다. 또한 저수지가 가물어 물고기들이 집단 폐사를 할 경우 다른 습지에서 유입되는 물고기들이 있어야 다시 복원될 수 있지만 현재의 저수지들은 하류에서 유입될 수 없기에 다시 자연적 복귀가 되는 것은 힘든 일입니다.
물들이 합쳐지는 강도 가뭄의 고통에 벗어날 수 없습니다. 적은 양의 물의 유입은 사람들이 살기 위해 만들어놓은 댐과 보로 인해 물이 고이게 됩니다. 고인 물은 영양화가 진행되는데 바로 물이 썩는 것을 뜻합니다. 우리가 잘 아는 녹조 역시 녹조류들의 대량 번식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입니다. 이 현상을 보면 다시 물이 흐르면 금세 해결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물 밑의 토양을 오염시키는 장기적인 문제로 발전하게 됩니다. 토양의 오염은 물 밑 땅속에 살아가는 분해자들이 살 수 없는 환경을 만들어 스스로 자정할 수 없는 썩은 강을 만들게 됩니다.
가뭄에 대한 대비로 전 정부에서 4대강 사업이라는 대규모 사업을 진행했습니다. 그 사업은 인간이 갖고 있는 토목의 힘으로 강을 생태적으로 만들겠다는 우주적인 허황된 계획을 세웠습니다. 이제 더 이상 한반도에 가뭄이 없을 것이라는 포부는 살릴 수 없는 썩은 강만을 덩그러니 만들어 놓았습니다. 이번 정부에선 다시 5대강 사업을 이야기를 합니다. 그 논리에는 바로 가뭄과 홍수를 조절한다는 카드를 들고 나왔습니다. 하지만 누구라도 사람이 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물길을 만들어 물을 가두어 조절하는 것으로는 가뭄과 홍수를 막을 수는 없습니다. 자연이 갖고 있는 가뭄과 홍수에 대한 조절 능력을 무시해선 해결할 수 없습니다. 자연에는 이미 답이 있습니다. 물을 조절하는 토양과 숲 그리고 습지 아울러 그 환경과 이어온 생명들의 역할을 존중하면 되는 것입니다. 

2015년 06월 25일 (목) 21: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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