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보고·먹고·즐기고, 무심천 놀이하천 만들기’에 집중하는 청주시 규탄(3.29)

관리자
발행일 2023-04-03 조회수 34


[성명서]

물보전·미세먼지·기후위기 대응은 뒷전,



보고·먹고·즐기고, 무심천 놀이하천 만들기에 집중하는 청주시 규탄한다!



청주시 이범석시장이 지난 3월23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민선8기 공약인 ‘무심천·미호강생태문화힐링 수변공원 리모델링’의 4가지 사업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안에는 ‘제1회 벚꽃과 함께하는 청주 푸드트럭 축제’를 비롯해 청남교와 모충교 일원의 무심천변에 경관조명을 설치하고 무심천 내 6개 구간에 꽃길·꽃정원, 산책로 바닥 조명 등을 조성한다는 내용이 있다. 또 농업기술센터 인근 무심천에 도시농업 페스티벌과 연계한 61,601㎡ 규모의 유채꽃밭을 단계별로 조성한다는 계획도 포함되어 있다. 이는 무심천과 미호강의 수질개선을 최우선하겠다는 이전 계획에 역행하는 발표로 심각한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첫째, 청주시는 무심천 벚꽃 개화기에 많은 인파가 몰리는 것을 우려해 시민 안전을 위한 무심천변 불법 노점상, 무단 주차 등 기초질서 위반 행위를 집중 단속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수천만 원을 들여 ‘제1회 청주 푸드트럭 축제’를 열고 용화사 입구에서, 제1운천교까지 푸드트럭 20여 대를 운영하겠다고 한다. 20여 개의 푸드트럭 중 지역 상인이 운영하는 트럭은 14개, 6개 업체는 외지업체이다. 지역 경제 활성화를 명분으로 외지 푸드트럭까지 유치하면서 가뜩이나 번잡한 도로를 점거하는 것은 오히려 시민들의 휴식을 방해하고 불편하게 만드는 일이다. 또 노점상은 불법이라면서 외지업체까지 불러들여 운영하는 푸드트럭은 괜찮은가? 푸드트럭이 없다면 오히려 무심천을 걷던 시민들은 인근 상가에서 끼니를 해결하고 차를 마실 것이고 이로 인해 인근 상가들은 모처럼 생기를 찾을 것이다. 더구나 푸드트럭이 없어도 무심천은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그런데 푸드트럭 유치하는 것은 일회용 쓰레기들을 폭발적으로 증가시키고 그 쓰레기는 무심천 곳곳에 불법 투기되어 하천오염을 조장할 뿐이다.
둘째, 벚꽃 축제를 앞두고 3억 5천만 원을 들여 청남교와 모충교 일원의 무심천변에 경관조명을 설치한다고 한다. 경관조명중 야간조명과 레이져조명은 꿀벌들의 길을 잃게 만들어결국 벌을 죽게 만드는 생태계 파괴의 주범이다. 기후변화로 인해 꿀벌이 급격하게 감소하여 2035년에는 전 세계 꿀벌이 멸종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청주 역시 양봉농가들이 꿀벌이 다 사라져서 청원구청에 피해보상까지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독일은 곤충이 줄어드는 것을 막기 위해 야간조명 규제법을 제정했을 정도다. 또 야간 경관조명으로 인한 인근 주민들의 빛공해 피해는 어찌할까? 시민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한다고 하지만 경관조명을 인공적으로 설치하고 살아있는 벚나무에 조명을 감아 인위적인 조형물로 가득한 벚꽃을 시민들은 얼마나 좋아할지 의문이다. 밤에 벚꽃을 보러 나오는 시민들은 달빛, 별빛 아래 비치는 벚꽃을 즐기는 것을 훨씬 선호할 것이다. 고작 10여 일 남짓한 무심천 벚꽃축제을 위해 수억원의 예산이 드는 조명을 설치하는 것은 기후위기 시대 탄소배출 저감에도 역행하는 행위다.
셋째, 무심천 내 6개 구간에 꽃길과 꽃정원을 만들어 시민들이 계절별 꽃의 향연을 만끽할 수 있는 쉼터와 여가 공간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 계획을 추진하기위해 장평교~수영교 2.5km 구간 완충공간에 무심천변 갈대를 비롯한 수목을 전부 베었다. 베어진 수목은 무심천에 살고 있는 수달, 오리 등 동물들의 안식처이며 휴식공간이다. 현재 무심천의 토착식물들은 계속 감소하고 있으며 무심천 하천변에 있던 관목들 역시 모두 베어져 관목과 토속식물과 연계된 동물들의 서식지가 사라지고 있다. 꽃길과 꽃정원에 심는 원예종은 관리 중 농약을 살포해야 하는 식물종들이 있는 경우 곤충의 생존을 감소시킬 수 있다. 홍수시에 유속에 방해가 된다며 얼마 전 장평교에서 상당구청의 1km 구간의 나무를 모두 베어버리고 꽃은 홍수에 쓸려가도 괜찮다는 청주시. 쓸려갈때마다, 꽃이 시들때마다 매번 교체해야하는 비용은 시민의 혈세이다. 시민들의 그늘이 되어준 무심천변 나무는 모두 베어 버리고 뜨거운 뙤약볕 아래 꽃정원에서 쉼과 여가를 즐기라는 것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다. 무심천은 꽃길, 꽃정원이 시급한 것이 아니라 토착식물을 보전하는 것이 우선이다. 또 청주시가 시민들을 위한 쉼터와 여가 공간이 필요하다면 이 예산으로 도시공원을 매입하고 나무를 심어 숲을 조성하는 비용으로 사용하는 것이 맞다
넷째, 농업기술센터 인근 무심천에 도시농업 페스티벌과 연계한 61,601㎡ 규모의 유채꽃밭을 단계별로 조성해 즐길거리와 볼거리를 아우르는 힐링공간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하천변에 유휴부지는 절대로 쓸모없는 땅이 아니다. 하천변에 살고 있는 동식물의 서식공간이며 수생태계를 유지하는 중요한 공간이다. 그래서 하천 농작물 경작행위도 금지한 것이 아닌가? 그런데 이 공간에 유채밭을 조성하고 체육시설을 늘리겠다는 계획은 하천생태계를 파괴하는 행위이다. 하천변은 자연 그대로 보전하는 것이 하천생태계를 지키는 일이다.
기후위기로 무심천의 벚꽃은 예년보다 10일가량 일찍 피었고 3월 한낮의 기온은 20도를 넘어간다. 겨울 가뭄으로 물은 메말라가고 봄·가을은 없어지고 있다. 폭염, 가뭄, 홍수 등 기후위기에 청주시도 절대 예외일 수 없다. 미세먼지로 숨도 맘껏 못쉬고 대청호 식수는 줄어들고 기후위기는 심각해져 시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그런데 청주시는 무심천·미호강 수질개선을 위해 노력한다면서 먹고, 보고, 즐기기에 집중하고 있다. 지금 청주시가 급하게 추진해야 하는 사업은 무심천 ‘푸드트럭 축제’도, ‘야간경관 조명 설치’도, ‘꽃길·꽃정원 조성’도 아니다. 청주시민들의 안전한 식수 공급 및 관리대책 마련과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노력,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계획 수립과 실행임을 명심하길 바란다.

2023년 3월29일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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