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것을 본 죄 (11.25)

관리자
발행일 2023-11-29 조회수 8



지난 9월 영화 '수라' 회원 상영회를 열었는데요
화면으로 마주한 수라 갯벌은 너무 아름다웠고 다채로웠습니다.



 

수라를 이렇게 화면 너머로라도 알게 되어서 다행이었지만 직접 볼 수 있다면 더 좋지 않을까하는 마음들이 모여
수라 갯벌을 직접 눈으로 담고 왔습니다!





이번 수라 갯벌 탐방은 영화 '수라'의 등장인물이기도 한 오동필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장님께서 함께해주셨습니다.



 

첫 일정으로 수라 갯벌에서 탐조를 하기 위해 이동했습니다.



 

이동하는 차 안에서 오동필 단장님께서 새만금과 수라 갯벌에 대한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새만금 간척사업으로 인해 갯벌을 잃음으로써 우리가 잃게 된 수많은 것들, 간척사업으로 인해 발생한 문제들...
단장님의 이야기를 듣는 내내 놀라움과 답답함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렇게 단장님의 설명을 듣고 버스에서 내려 수라 갯벌에서 먹이 활동을 하고 있는 새들을 관찰했습니다.



 

수라 갯벌은 오전과 오후의 빛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고 합니다.



오후에 다시 한 번 방문하여 오전과는 또 어떻게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지 확인해보기로 했습니다~





수라 갯벌에서 쭉 내려가면 잼버리 야영지가 위치하고 있습니다.
이 곳은 잼버리 야영지로 불리기 아주 오래 전부터 '바람 모퉁이'라고 불리운 곳이라고 하는데요..





간척사업이 진행되어 바닷물이 막히고 변해버린 모습을 보며
속상한 마음을 담아 지도 한켠에 단장님께서 직접 바람 모퉁이를 써두셨다고 해요.



 



오전의 마지막 일정으로는 해창갯벌 장승벌을 방문했습니다.



 

해창갯벌은 2000년대 초부터 새만금 살리기 위해 천주교, 불교, 기독교, 원불교의 기도터와 새만금을 지키는 장승이 세워진 곳이고,
2003년 4대 종단이 함께한 새만금 살리기 삼보일배가 시작된 장소이기도 합니다.



 



장승벌에는 새만금이 다시 살아나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많은 장승들이 세워져있었는데요



우리는 쓰러져 있는 장승 두 개를 다시 단단히 세워두고 왔습니다.
이 장승들은 앞으로 또 5년은 이 자리에서 버텨줄 거라고 해요.





오후의 첫 일정으로는 민물가마우지를 관찰하는 것입니다!





이 곳은 국내 최대 민물가마우지 서식지라고 합니다.



 

새들이 먹이활동을 끝내는 늦은 오후가 되면 이 산이 까맣게 보일 정도로 많은 민물가마우지들이 이 곳으로 모인다고 해요
원래 민물가마우지는 철새였지만 텃새로 남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곳도 철조망이 사람과 새의 거리를 지켜주고 있고 호수와 절벽, 근처에 위치한 새만금으로 먹이 활동도 쉬워
이렇게 큰 민물가마우지 서식지가 형성되었다고 합니다.



인간과 자연의 사이에는 적당한 거리가 정말 꼭 필요한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수라 갯벌로 향했습니다.
오전에 방문했던 곳에서 다시 한 번 수라 갯벌을 눈으로 담고, 직접 그 안으로 들어가봤는데요
아쉽게도 장화를 챙겨오지 못해 이곳에서부터 수라 갯벌에 들어가진 못했지만 최대한 가까이 수라의 곁으로 향했습니다!





가는 길에 도랑에 있는 말조개도 구경하고, 앞서 먼저 수라 갯벌에 들어갔던 팀들을 맞이하기도 하고..
이젠 우리가 수라를 걸어볼 시간!





영화에서 보던 것 보다, 화면으로 보던 곳 보다 훨씬 더 아름다운 곳이었습니다.



 

모두가 계속 감탄하며 눈으로 담고, 사진으로 담고 각자의 방식으로 수라를 기억했습니다.




더이상 바닷물이 들어오지 않아 갯벌에서 염습지로 변해 버린 곳인데요.
염습지가 되었음에도 이렇게 아름다운 광경을 선물해준 수라 갯벌에게 고맙기도 했습니다.





영화 '수라'를 보면 수라를 지키기 위해 애쓰시는 분들이 아름다운 것을 본 죄인 것 같다며 아름다운 것을 본 책임을 면할 수 없다는 말을 하십니다.
영화를 볼 때도 그 마음이 이해가 간다고 생각했는데, 직접 수라 갯벌을 눈으로 담고 오니 더 아름다웠을 갯벌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을 분들에게 더욱 공감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사라진 갯벌도 많지만 단장님은 계속 갯벌이라 부르신다고 해요.



바닷물이 다시 들어온다면 언제든지 다시 살아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수라 갯벌은 군산, 새만금에 남은 마지막 갯벌인데요. 이 곳만은 사라지지 않도록, 새만금의 많은 갯벌들이 다시 우리에게 돌아올 수 있도록 온 마음으로 바라던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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