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풀꿈환경강좌] 1강 “흙과 문명 ” – 황대권 작가(4.18)

관리자
발행일 2018-04-19 조회수 223


10주년을 맞이한 ‘풀꿈환경강좌’
2018년, 올해도 기분좋게 시작했습니다!

첫 강좌는 야생초편지의 저자 황대권 선생님께서  “흙과 문명”이란 주제로 강의해주셨습니다.

오늘 강의는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이성우 사무처장님의 사회로 행사가 진행되었습니다.
사진은 박현수 충북생물다양성보전협회 사무처장님이 찍어주셨습니다.
사진이 정말 잘나온 것 같습니다. 인생샷이네요.

강의 시작에 앞서, 이태훈 회원님께서 그동안 자전거를 타면서 경험한 일 들을 말씀해주셨는데요.
저도 자전거를 즐겨타는 입장으로써, 굉장히 눈시울이 붉어지는 명강의었습니다.
보통 자전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다 착하더라구요. 또 뵙고 싶습니다.

유영경 청주충북환경연합 공동대표님의 말씀이 있으셨습니다.
언제나 아름다우십니다.

황대권 선생님께서는 쉬는 시간 없이, 두시간 동안 열정적인 강의를 해주셨습니다.

자리가 빽빽합니다.

경청하러 오신 분들이 너무 많아서, 강연장 내부의 열기도 가마솥 안처럼 뜨거웠습니다.
오늘 저녁은 가마솥 국밥을 먹어야겠습니다.

참석하지 못하신 분들은 사진을 보며 아쉬움을, 참석하셨던 분들은 그 날의 열정을 반추해보시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음강의는 5월 16일 수요일, 김태진 작가의 <아트인문학: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법>이란 주제로 상당도서관에서 강의가 진행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또한,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연규민 회원께서 이번 풀꿈강좌를 들으시고 후기를 남겨주셨습니다.


<흙과 문명, 그리고 전환>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회원 연규민



가장 긴 여름방학(The longest summer vacation)은 13년 2개월이었다. 구미유학생간첩단 사건으로 30세 되던 1985년 여름방학을 맞아 유학중이던 미국에서 한국으로 일시 귀국했다가 체포되어 13년 2개월을 감옥에서 긴 여름방학을 보내야했던 『야생초편지』의 저자 황대권 선생의 이야기다. ‘The longest summer vacation’은 선생이 출옥하고 첫 번째 쓰려고 했던 책 제목이었단다. 물론 이 제목의 책은 아직 간행되지 않았다. 책 이야기 뿐이 아니라 무엇이 그의 삶을 탈핵운동가로, 환경생태운동가로, 적정기술운동가, 공동체운동가로 만들었는지 궁금했다. 매월 세 번째 수요일(8월은 2번째 수요일) 저녁 청주시립상당도서관에서 열리는 풀꿈환경강좌 올해 첫 순서는 내가 궁금해 했던 황대권 선생이었다. 함께 생물다양성보전운동과 독서모임을 하는 회원들과 더불어 강좌에 참석했다.
환경단체가 주최하는 강연회는 여느 강연회와 달리 커피는 제공하지만 컵은 없다. 종이컵 사용을 하나라도 줄여보자는 노력의 일환으로 개인컵을 가지고 다니자는 작은 실천이다. 또 하나 특징적인 것은 환경단체 회원 중 한 분이 나와 자신이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환경운동을 소개하는 순서다. 이번에는 자전거 타는 영어선생님이 나와 어지간한 곳은 모두 자전거로 이동한다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자전거도 차도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설명하며 자동차로 자전거를 추월할 때는 1미터 이상 간격을 두고 추월해야 안전하다는 당부도 곁들였다.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사항을 짚어주어 고마웠다.
모든 것이 통제된 교도소 안에서 어떻게 100여종의 풀을 기를 수 있었는지 다들 궁금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김대중 전대통령께서 옥중에서 당국의 허락을 받아 운동장 가에 손바닥만한 꽃밭을 가꾸신 얘기야 익히 잘 아는 이야기이지만 꽃밭도 아니고 풀밭이라니 좀 의아하다. 풀꽃이 보고 싶어도 교도소 안 운동장은 많은 사람이 달리기도 하고 운동을 하는 곳이라 풀 한포기 보기 힘들다. 그런데 발길이 닫지 않는 담벼락을 따라서 질경이나 고들빼기가 살아 있었다. 선생은 그걸 운동장 한 옆에 자리를 만들어 옮겨 심고 가꾸었단다. 처음에는 청소하는 이들이 다 치워버리기도 했지만 여러 차례 부탁으로 풀밭 가꾸기를 허락받았단다.
점점 쇠락해가는 몸을 회복하기 위해 변변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없었던 폐쇄된 곳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주변에서 흔히 보는 다양한 풀의 효능을 이용하는 방법뿐이었다. 선생은 원래 대학에서 농학을 전공하셨단다. 교단에서 학생들에게 농업을 가르치는 게 꿈이었지만 교생실습에서 그 꿈을 접게 되었다. 대학 진학도 할 수 없고 쇠락해 가는 농업을 이어가고 싶지도 않은 농촌 청소년은 그야말로 수용소 생활처럼 학습동기가 없어 무기력했단다. 그래서 유학을 선택해 정치학을 공부하게 된 것이다. 그렇기에 풀을 기르고 식생활에 이용하는 일이나 그 효능을 연구하는 일이 훨씬 수월했겠다. 이가 빠지고 머리가 빠지고 관절에 이상이 생기던 몸은 풀을 가꾸며 마음이 안정되고 충만함을 느끼게 되자 점차 좋아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모든 풀은 다 독과 약이 들어있다. 독성은 데치고 우려서 줄여주고 약이 되도록 섭취하니 자연스럽게 쇠약해 가던 몸이 회복되기 시작했단다. 이때의 이야기가 『야생초 편지』의 밑그림이다.
인류의 역사 250만년 중 인간이 농사하고 문명을 이룬 것은 고작 1만년 내외다. 착취와 정복으로 투쟁이 일상화된 문명은 오히려 야만의 시대다. 우리가 전원생활을 꿈꾸는 것은 인간이 가장 행복했던 선사시대의 기억이 유전자 속에 살아 있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 문명은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 ‘오래된 미래(Ancient Futures)’는 자연을 회복하고 더불어 고양된 ‘시간의 질’로 충만을 느끼는 일을 말한다. 질문에 답하는 선생의 목소리가 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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