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천의 봄꽃나무

관리자
발행일 2015-04-23 조회수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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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단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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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팝나무>
 
 
 
 
아름다운 벚나무들의 꽃 잔치가 끝나고 산에는 산벚나무 분홍빛과 참나무 초록 잎으로 봄날의 색채가 완성되어 갑니다.
무심천에 나무를 떠올린다면 대부분 벚나무부터 먼저 생각이 들게 됩니다. 길을 따라서 수 백 그루의 벚나무가 자리를 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벚나무들도 열 살의 어린 나무부터 오십 살이 넘은 어른 나무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무심천 벚나무들을 자세히 보면 가지가 아래로 자라는 수양벚나무 혹은 실벚나무가 중간중간에 자리를 잡고 있으며 산에서 자라는 산벚나무도 간혹 만날 수 있습니다.
벚나무와 산벚나무의 차이는 가장 쉽게 잎보다 꽃이 먼저 피면 벚나무, 꽃보다 잎이 먼저 피면 산벚나무로 나눌 수 있습니다.
모든 벚나무들의 신비로운 공통점은 각 각의 벚나무들이 꽃을 시기에 맞춰서 일제히 피워낸다는 것입니다. 서로 차이가 나봐야 한 이틀 정도 차를 갖고 있을 뿐 사람처럼 언어로 의사소통을 하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알고 피우는지 신기한 일입니다.
벚나무가 꽃을 이렇게 피는 이유에는 많은 꽃으로 매개체인 곤충을 불러오는 진화를 결과물이라고 말하곤 합니다. 수많은꽃을 동시에 나무 가득 피우면 다른 꽃에 가던 곤충들도 꽃 잔치에 모두 모이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생태적인 상도덕이 있는지 아쉽지만 꽃 잔치는 2주를 넘지 못합니다.
무심천에는 벚나무를 제외한 어떤 나무들이 살고 있을까요. 무심천을 걷다보면 작은 나무에 흰 꽃이 가득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보통 연세가 있으신 분들은 싸리꽃 피었다고 말하곤 하시는데 싸리와 닮은 이 나무는 조팝나무입니다. 발음이 힘든 이름이지만 원래 이름은 조밥나무에 비하면 발음이 쉬워진 편입니다. 곡식인 조로 지은 밥과 닮았다고 붙여진 조팝나무는 작은 흰 꽃에 노란 수술들의 모습이 조밥과 닮아 있습니다. 예전에 먹고사는 것이 힘들어서 흰 꽃들만 보아도 밥 생각이 났다고 하던데 아마도 그래서 밥에 관련된 나무들이 있습니다.
현재 청주 도심의 가로수인 이팝나무입니다. 이제 흰 꽃을 늘어지게 필 이팝나무는 쌀밥을 뜻하는 이밥에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그 외에 밤나무도 밥 대신 먹는다고 해서 밥나무에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장미와 같이 덩굴로 자라는 나무가 노란 꽃을 피우고 있다면 황매화입니다. 이 황매화는 꽃잎이 다섯 장이지만 더 많은 꽃잎으로 풍성하게 피워 있다면 죽단화입니다.
죽단화는 황매화의 꽃을 개량한 것으로 서로 같은 나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황매화는 동네의 담장에도 많이 심어져 있어서 자주 만날 수 있는 나무이기도 합니다. 황매화의 잎과 꽃에는 이 나무만의 특이한 향이 있습니다. 어릴 적 아이들과 동네에서 놀다가 갑자기 내린 봄비에 처마 밑으로 숨어 들어가서 맡았던 특이한 황매화 꽃 향이 아직도 기억이 나곤 합니다.
무심천의 봄꽃나무라고 했을 때 빠지지 않는 나무인 개나리가 있습니다. 벚나무의 꽃들이 만발하여 분홍색으로 물들을 때 노란색의 개나리가 빠진다면 무엇인가 서운할 듯 같습니다. 개나리는 우리나라에서만 자라는 특산 식물입니다. 그래서 학명에도 koreana라는 종명으로 명명되어 있습니다.
외국에선 꽃의 모양으로 이름이 붙인 골든벨로 불리는 개나리는 우리나라에선 여름에 피는 나리꽃과 닮았는데 나리보다 못하다 해서 개나리라고 불렸다고 하고 혹은 흔하게 볼 수 있는 나리꽃이라고 해서 개나리라고 했다고 전해집니다. 개나리는 보통 씨앗을 만들지 않고 뿌리나 가지로 번식을 하는데 개나리가 열매를 못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개나리꽃의 특이한 형태 때문입니다. 암술과 수술의 위치가 꽃마다 깊숙이 들어가 있거나 앞으로 나와 있는 타입으로 나누어져서 서로 수정이 되어야 합니다. 아마도 한 나무를 가지고 여러 나무로 나누다 보니 다양하게 섞여야 할 개나리꽃들이 한 타입의 꽃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일 것입니다.
무심천에 이렇게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생명들이 살아갑니다. 생명들을 이해하고 가까워진다는 것은 삶에 더 많은 길들음이 있다고 합니다.
아름다운 봄날이 가기 전에 많은 인연을 만들어 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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