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생태와 케이블카

관리자
발행일 2015-09-23 조회수 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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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기는 참 신기합니다.



폭염으로 쟁쟁했으나 입추를 지나고 나니 밤에는 산책 다니기 좋은 날로 바뀌었습니다.



숲에는 여름 꽃들이 절정에 이르렀습니다.



무더운 여름에 꽃을 피운 누리장나무에 꽃들은 하늘하늘 시들어 툭툭 바닥에 떨어지고 무심천에는 오묘한 향을 풍기는 박주가리 꽃으로 가득합니다.



지금 눈에 가장 많이 들어오는 꽃은 아마도 무궁화 꽃입니다.



매번 글을 쓰면서 빠지지 않은 단어가 '숲'입니다. 숲은 수풀이라는 우리말입니다.



수는 나무를 뜻하고 풀은 바닥에 자르는 초본들을 말합니다.



쉽게 나무와 풀들이 모여 있는 것을 숲이라 정의할 수 있습니다.



나무와 풀이 모여 있다는 것은 다른 생명들이 살 수 있는 공간을 말합니다.



새부터 작은 곤충까지, 사람까지도 모두 숲에 기대어 살아갑니다. 그래서 숲은 첫 번째로 생명을 뜻합니다.



생명이 함께하며 여러 가지의 관계들이 생기게 됩니다.



나무의 잎을 먹고 자라는 애벌레들이 나무의 꽃을 수정해주고, 작은 곤충들은 새들의 먹이가 되어 새 생명을 키워내고 새는 나무의 씨앗을 멀리 퍼트리는 역할을 합니다.



동물의 생명이 끝나면 땅 속에 사는 곤충과 균류는 생명들을 흙으로 돌려보내는 실타래처럼 얽힌 관계 속에서 법칙을 갖고 유지되어 갑니다.



그래서 숲은 두 번째로 관계를 말합니다.



숲에는 한 명의 생명이 독점할 수 없습니다. 또한 다른 생명을 군림하며 지배할 수 없습니다.



분명 한 쪽의 생명이 사라지면 그 관계의 순환에 따라 자신도 해를 입을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생명들이 관계를 맺고 살아온 몇 억년 동안 셀 수 없는 많은 시행을 통해 스스로 그렇게 규율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생명은 다른 생명을 지배할 수 없으며 한 생명이 사라졌을 때 남은 생명들도 사라질 수 있다는 인식으로 겉보기는 약육강식이며 삭막한 것 같지만 깊게 보면 다른 생명들을 배려하고 존중하기에 이루질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숲은 세 번째로 존중을 말합니다.



가장 큰 숲은 산에 있습니다.



그 산중에서 크고 오랫동안 건강하게 유지된 산을 우린 국립공원으로 지정해놓고 있습니다.



보존가치가 있는 산을 우린 보존과 공존이라는 존중으로 법으로 지정하고 관리하고 있는 것입니다.



사람도 숲에 기대어 살아가는 생명으로 숲의 관계를 깨지 않으려 노력하는 최소한의 배려였지만 이제 이것도 개발이라는 것에 무너져갑니다.



그것은 동화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떠올리게 하는 산지관광특구법이라는 제도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이 법은 산지에 대한 개발을 지자체의 신청으로 관계 부처와 민간전문가들이 심사 후 특구로 지정되면 현재에 있는 자연공원법, 백두대간보호법, 수로법, 산지관리법 등 환경에 관련된 법을 모두 무시하고 진행할 수 있는 무서운 법입니다.



지금 설악산에 케이블카를 두고 생명의 관계를 중시하는 사람들과 돈의 관계를 중시하는 사람들과의 다툼이 있습니다.



당연히 돈의 관계를 중시하는 사람들의 힘이 더욱 큰 것은 사실입니다.



오늘도 설악산 숲을 지키기 위해 무더위에도 오체투지로 시위를 하고 있습니다.



설악산에 케이블카가 설치되면 이제 케이블카의 시대가 열립니다.



벌써 영주시에서 소백산국립공원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것을 발표하였고, 보은군도 속리산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려고 용역을 맡겼다고 합니다.



밑으로는 지리산에 속해있는 여러 군에서 서로 케이블카를 설치하고자 지역 간의 다툼이 생겨났습니다.



어느 경제학자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돈을 벌기 위해서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고 합니다.



보존해야 할 것을 돈벌이의 수단으로 한다는 것은 제일 치졸한 것입니다.



현재의 숲의 앞으로도 후손에게 남겨줘야 할 유산이기 때문입니다.



생태를 파괴하고 복구하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우린 모두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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