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연대회의] 성명_ 정부는 일방적인 의대 증원 즉각 중단하고, 의사는 병원으로 복귀하라(7.3)

관리자
발행일 2024-07-03 조회수 27
성명서/보도자료

 


[성명]


정부는 일방적인 의대 증원 즉각 중단하고, 의사는 병원으로 복귀하라.


 


정부, , , 의사는 시민과 함께


 


의료공공성 강화를 위한 의료개혁 논의를 즉각 시작하라.


 


 



지난 2월 총선을 앞두고 윤석열 정부는 “정부 2년 국민보고”를 통해 정부의 ‘필수의료 4대 개혁’을 발표하면서 ‘의료개혁과 의대 증원’을 말하였다. 지난 문재인 정부 때도 의대 증원을 시도했다가 의사협회의 반발에 부딪혀 실패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22대 총선 국면을 이용해 국민의 여론을 등에 업고 관철하고자 했으나, 정부 여당은 총선에서 참패했다. 그런데도 정부는 여전히 의대 증원 2,000명을 굽히지 않고 ‘자유민주주의적 설득’과 ‘단일한 안’을 요구하면서 의사들에게 복귀만을 강요하고 있다.
 
국민 누구나 의료개혁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그렇다고 지금 윤석열 정부가 말하는 의대생 2,000명 증원을 통한 일방적인 의료개혁은 아니다. 하지만 정부는 말한다. 오랫동안 검토하고 수차례 논의를 거쳐 ‘합리적이고 과학적’으로 나온 숫자라고. 그러나 그 과정과 내용이 정부 주장처럼 올바르다면 왜 이런 진통이 발생하고, 현 사태를 왜 적절하게 ‘자유민주주의적’으로 설득, 관리하지 못하는가? 작금의 안타까운 의료공백 ‘사태’만 봐도 정부의 주장은 무력하고 공허하다.
 
묻겠다. 2000명 증원이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근거에서 도출된 숫자이고, 그래서 필요한 의대 교수 1,000명을 충원하고 거기에 필요한 재정이 지출되면, 의료공공성이 강화되고, ‘지역의료와 필수의료’ 공백이 해결되어 의료개혁이 이뤄지는가? 절대 해결될 수 없다. 왜냐하면, 지역의료와 필수의료의 붕괴 원인이 의사 수 부족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 60여 년 동안 우리 사회가 정부주도의 일방적 개발정책, 재벌 중심의 전자, 자동차, 조선, 화학 등 중화학공업, 첨단 산업, 수도권 중심의 경제 성장정책, 이윤 중심의 개발정책을 펼쳐온 결과이다. 그 결과 지금 우리 사회는 기후위기, 지역소멸, 인구절벽, 부의 양극화 등등의 시대적 과제에 봉착하게 되었다. 그래서 이 모든 문제의 원인에는 정부 정책의 핵심 수단으로 지역별(도농,영호남, 지방과 수도권), 산업별(농업과 공업, 재벌과 중소, 영세기업 등), 성별, 세대별, 학력 간 등을 가르는 ‘차별’이 자리하고 있고, 이는 불균등발전, 선택과 집중, 합리성, 효율성이라는 이념과 가치로 정책, 문화, 사회, 우리 안에 자리하고 있다. 이러한 차별 의식과 사회적 구조가 지난 60년 동안 우리 사회를 지배하였다. 그런데 근본적인 원인에 대한 논의와 대책, 해결 없이 의대 증원을 통한 의료개혁을 추진하면 기존 사회의 차별적 ‘구조와 경로’를 따라 시장성만 강화되고, 의료 공공성과 개혁은 실패할 것이다. 즉 늘어난 정원이 ‘필수의료와 지역의료’로 가는 것이 아니라, 수익성이 높은 곳으로 환자가 많은 수도권으로 몰릴 것이다.
 
또한, 이번 의료개혁은 정부의 일방적 주도로 이뤄지고 있고, 그 개혁의 일주체인 의사들을 개혁의 대상처럼 사고하여 의사를 배제하였기에 실패할 수밖에 없다. 정부는 의료계가 통일된 단일한 입장을 제출하지 않아 논의가 어렵다고 한다. 그것은 수차례 논의했다는 주장을 스스로 뒤엎는 것이다. 의료계라고 하지만 그 안 구성원의 서로 다른 위치로 인해 다양한 입장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그 다양성을 인정해야 논의가 가능한데, 통일된 안을 내놓으라고 윽박지른다고 수십 년간 유지된 차이가 짧은 시간 안에 제거될 수 있겠는가? 개혁은 말로만, 과학적 숫자로, 몇몇 정책, 로드맵만으로 되지 않는다. 상대를 인정하고, 그 처한 조건들과 그 모순들의 역사적 과정에 대한 인식이 먼저다.
 
정부의 핵심 주장인 2000명 증원은 의료개혁과 공공성 강화의 핵심적 수단이 아니지만, 한국사회의 미래에 끼칠 파장은 크다.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은 이공계에 큰 타격을 가할 것이고, 이로 인해 학문 간의 불균형은 더 심화할 것이다. 기초과학과 산업계의 연구인력 공백은 어디서 어떻게 충원할 것인가? 늘어난 의사 수로 인해 경쟁이 격화되어 의료의 시장성은 더 강화되어 의료분야에서도 양극화가 심화하여 대다수 국민과 지역은 지금보다 진료받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다. 즉 정부가 내놓은 정책들을 보면 정책 간의 정합성이 떨어지고 심지어 모순적이기까지 하다. 그래서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증원은 즉각 철회되어야 한다.
 
인구절벽을 막기 위해서는 출산율을 높인다고 출산에 대한 각종 인센티브 정책들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아이를 키우고 교육하기 너무 힘들면 아무리 금전적 보상을 높인다고 출산율이 높아질 수 없다. 주당 65시간 연속근무하는데 어떻게 아이를 낳을 수 있고, 기를 수 있단 말인가? 길어진 노동시간으로 인해 아이를 늦게까지 돌볼 수 있는 시설을 지원하고, 어린이 야간 진료 병원을 지원한들 출산율은 높아지지 않는다. 학교 교육 경쟁이 세계 최고인데, 어떤 부모가 그 경쟁의 수렁텅이로 아이를 떠밀어 넣고 싶겠는가? 지방소멸을 말하면서 여전히 수도권 중심의 정책을 남발하고, 그나마 있던 수도권집중에 대한 규제마저 풀고, 여기에 맞서 지역도 수도권집중에 대응하려면 지역 메가시티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지역의 지역소멸을 해결하겠다는 말은 자가당착이고 기만적이다.
 
마지막으로 의사는 개혁의 대상이 아니다. 의사들이 이 사회에 해온 기여와 헌신을 무시하거나 깎아내려서는 안 된다. 그렇다고 의사들이 다 옳다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개혁의 이름으로 어느 일방의 희생을 강요해서도 안 된다. 의사들도 야간에는 쉬어야 하고, 가족과 함께 있는 시간을 보장해야 그다음 날 또 제대로 진료할 수 있다. 지원이나 공공성의 이름으로 의사를 시민에서 배제해서는 안 된다.
 
다섯 달 넘게 의료공백이 장기화하고 있다. 환자와 가족의 고통과 불안은 말할 것도 없고, 의료 현장을 떠난 의사들의 고통도 클 것이다. 정부는 국민의 생명을 볼모로 의사들을 개혁의 대상이나 적폐로 몰지 말아야 한다. 의료개혁의 열쇠가 될 수 없는 의대 정원 문제를 더 고집하지 말고, 의사들이 환자 곁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일방적인 의대 정원 확대를 즉각 철회하라. 그리고 의정갈등이 남의 일인 것처럼 바라만 보는 여당과 야당의 작태 또한 규탄한다. 여당과 야당은 즉각 이 문제 해결에 나서라. 의료공공성을 강화하고, 의료개혁의 근본적인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시민들이 함께할 수 있는 논의 창구를 만들고 정부에 즉각적인 대처를 촉구하기 바란다.
 


2024년 7월 3일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240703_의정갈등에 대한 성명 최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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