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개발과 성장, 재미와 즐길거리가 아니라 기후위기 대응이 우선이다! (6.5)

관리자
발행일 2024-06-07 조회수 14
성명서/보도자료




[세계 환경의날 성명]

개발과 성장, 재미와 즐길거리가 아니라



기후위기 대응이 우선이다!



6월 5일은 세계 환경의 날이다. 1972년 6월 5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UN인간환경회의’가 열린 것을 기념해서 이날을 ‘세계 환경의 날’로 정했다. 우리나라도 1996년부터 매년 6월 5일을 법정기념일로 정해 올해 29번째 ‘환경의 날’을 맞았다. 사실 ‘환경의 날’은 1년 365일 중 이날 하루만이라도 ‘환경’을 생각하자는 의미의 날이다. 그러면 우리 지역의 환경은 어떨까?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강과 호수, 산과 들 할 것 없이 개발에 신음하고 있다. 지자체의 정책 기조 역시 놀고 먹고 개발하고 성장하는 것에 맞춰져 있다. ‘환경의 소중함’은 환경의날 기념사에만 있다.
청주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전해야 할 곳은 우암산과 무심천, 미호강 등일 것이다. 하지만 이곳 모두 개발에 신음하고 있다. 우암산에는 이미 인도가 있음에도, 작년에 삼일공원부터 말탄재까지 2.3㎞의 보행데크가 추가 설치되었고 보행데크 설치로 수백 그루의 나무가 잘려 나갔다. 그나마 살아남은 나무들도 간신히 손가락 하나 들어갈 정도의 공간을 제외하고는 데크에 둘러싸여 정상적인 생육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럼에도 올해 추가로 1.9km 구간(말탄재에서 어린이회관)에 데크 설치가 예정되어 있어 우암산 생태계 파괴는 가중될 수밖에 없다. 더욱 안타까운 사실은 1.9km 구간에 대한 공동 답사 결과 특별히 인도가 좁지 않아 데크 설치는 필요치 않고, 다만 안전 난간 설치가 필요하다는 것이 확인되었음에도 예산이 세워져 있어 보행데크 설치가 강행된다는 것이다.
청주의 모든 공간을 보전할 수 없고 마찬가지로 모든 곳을 개발할 수도 없다. 개발할 곳이 있고 보전할 곳이 있다. 우암산은 청주에서 보전이 우선인 곳이다. 하지만 이미 우암산은 정비 안되고 산재한 등산로로 여기저기 파여 있고 허리는 순환도로로 잘려 있다. 수많은 인공 시설과 개발로 훼손되었다. 지금 우암산에 필요한 것은 테크 공사나 또 다른 개발사업이 아니다. 훼손된 곳을 복원하고 정비해 우암산 생태계를 살려서 청주시민이 지금과 같은 우암산을 계속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무심천과 미호강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꿀잼도시’를 만들겠다는 청주시와 ‘미호강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는 충북도가 만나 무심천과 미호강 곳곳이 훼손되고 있다. 이미 무심천에는 하상도로와 주차장, 체육공원, 자전거도로, 파크골프장 등 수 많은 편의시설들이 있다. 그런데 무심천에 피크닉존과 꽃밭 등이 미호강에는 파크골프장, 다목적 운동장 등의 친수여가 공간이 추가로 조성되고 있다. 여기에 강수욕장, 오토캠핑장 등도 조성될 예정이어서 무심천과 미호강 훼손은 불을 보듯 뻔하다. 무심천과 미호강을 보존만 하고 사람들이 이용 못 하게 할 수는 없다. 당연히 사람들이 가서 보고 쉬기도 해야 한다. 다만 무심천과 미호강을 보전하려는 노력은 보이지 않고 사람들의 편의를 위해 지방 재정을 쏟아부어 개발하는 모습만 보여 안타까울 따름이다. 그런데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위기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대응 및 완충 공간인 무심천과 미호강은 그냥 비어 있는 공간이어서 인간들이 마음대로 이용해도 되는 곳이 아니라는 것이다.
무심천과 미호강은 청주와 충북지역의 가장 중요한 생태축이며 물고기 뿐 아니라 새와 곤충과 양서파충류, 포유류 등 수 많은 생물들의 서식지이기도 하다. 한 마디로 충북 생물다양성의 보고이다. 기후위기 시대에 생물다양성이 위협받고 있다. 생물다양성을 지켜야 하는 이유는 단지 생물종을 지켜야 한다는 당위적인 이유만 있지 않다. 인간 생존을 위해서도 생물다양성이 꼭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하천에서 놀고 먹고 이용하기 위해서, 정작 하천의 생태계를 파괴하고 생물다양성을 훼손하는 행위를 스스로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다.
요즘 환경문제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기후위기 문제이다. 기후위기 문제의 주된 양상은 폭염과 폭우다. 이미 5월부터 날씨가 더워져 가로수 그늘이 없으면 거리를 걷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청주시내 곳곳의 가로수는 전깃줄에 강전지 당하고 훼손되고 있다. 어떤 곳은 전깃줄이 없는데도 가로수가 강전지 됐다. 사창사거리에서 시계탑 구간이 그렇다. 또 청주에서 시민들이 가장 많이 다니는 사창사거리 터미널 방향 버스 정류장 인근과 고속시외버스터미널 인근, 그리고 성안길 등은 아예 가로수가 없어 한 낮에는 걸어다니기도 힘들다. 뿐만 아니라 도로, 인도 정비사업, 도시재생 사업 등 도시 개발사업으로 뽑히거나 훼손되는 가로수가 너무 많다.
기후위기로 점점 더워지고 있다. 그런데 아무리 더워져도 우리는 우리가 살던 청주시, 충북도에 살아야 한다. 그래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정책 뿐 아니라 더위에 적응해 살기 위한 정책도 함께 추진 중이다. 이제는 지자체의 ‘기후위기 적응 정책’ 1순위가 ‘가로수 정책’이어야 한다. 점점 더워지는 청주시를 시원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은 가로수 그늘을 많이 만드는 것밖에 없기 때문이다. 에어컨을 켜고 밖으로 나오지 말라는 게 지자체의 기후위기 적응 정책이어서는 안된다. 가로수를 보호하고 심어서 도시를 시원하게 만들고 청주시민들이 도시를 걷고 즐길 수 있게 해줘야 한다. 지금 청주시에 필요한 것은 재미있는 도시가 아니라 시원하게 걷고 즐기는 도시다.
환경을 지키고 기후위기를 막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기업의 변화 뿐 아니라 이를 이끌어 내기 위한 정부와 지자체의 변화다. 이미 개인의 실천만으로 기후위기를 막을 수 없는 상황이다. 지역에서는 지자체가 환경을 지키고 기후위기를 막는데 모범을 보여야 한다. 하지만 충북도의 상황은 거꾸로 가고 있다. 이미 도청 앞마당 한쪽은 광장 만든다고 웅덩이를 메우고 나무를 뽑았다. 차없는 도청을 하겠다고 할 때는 언제고, 청주에서 시내버스를 가장 접근이 편한 곳에 위치해 있으면서도, 주자창을 짓겠다고 도청 중앙 정원을 갈아엎고 있다. 또한 도청 서문 양 옆의 향나무는 인도를 넓히고 보행을 위한다며 뽑아내고 있다. 그런데 그곳은 그나마 향나무가 있어서 오전에 그늘을 만들어 주고 오후에는 아예 그늘이 없어서 보행이 불편한 곳이다. ‘환경특별도, 충북’ 선언과 공유자전거 도입은 왜 한 것인지 김영환 지사에게 묻고 싶다.
오늘은 세계환경의날이다. 1년 365일 중에 단 하루만이라도 환경을 생각하자는 날인데, 오늘 마저도 환경의 ‘환’ 자도 보이지 않는다. 충북도와 청주시가 추진하는 사업 중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사업은 찾아보기 어렵다. 레이크파크 르네상스, 대청호, 청남대 논란, 꿀잼도시, 오염물질 배출시설 유치, 숲과 나무를 파괴하는 산업단지 조성과 난개발만 보인다. ‘환경보호’와 ‘기후위기 대응’을 폭염과 홍수로 재난이 발생했을 때만 기억한다면 환경도 지키기 어렵고 기후위기를 막기는 더더욱 어렵다. 지자체의 정책이 개발과 성장, 재미와 인기에만 의지해도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환경을 지키고 기후위기를 막아서 지역 주민의 삶을 지키는 충북도와 청주시를 기대해 본다. 김영환 충북도지사와 이범석 청주시장의 임무는 시민들이 현혹되는 재미있는 정책, 여기저기 개발하는 정책을 펼치는 것이 아니라, 이 땅에서 계속 살아가야 할 지역 주민들의 삶의 터전을 지키는 것이다.

2024년 6월 5일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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