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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천의 붕어(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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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록이 이제 짙은 푸른빛으로 변해가며 여름의 숨결이 가까이 다가오는 날입니다.
무심천도 여름의 냄새가 가득해지면서 생명의 열정들이 점점 올라오고 있습니다.
멀리 바람을 타고 쾌활하고 싸한 밤꽃 냄새가 더워서 멍해지는 시선을 깜짝 돌리게 됩니다.
다행하게도 가뭄이 심한 지금 무심천 물을 여전히 빠르게 흘러갑니다.

물가에 풀들이 가득 올라왔습니다. 물결치듯 풀들이 바람에 흔들립니다.
이런 풍경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평온해진 마음 탓에 시간이 언제 갔는지 모릅니다.
물속을 잔잔히 들여다보면 물풀들이 많이 자라 찰랑한 처녀의 머리가 바람에 날리는 것 같습니다.
흔히 무심천에 보는 물풀들은 검정말이나 말즘입니다.
실제 말즘은 옛날에 여린 잎을 뜯어먹었다고 하니 나이가 적은 저에겐 신기한 일이며 무슨 맛일까 궁금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물풀들도 자신의 자리를 잡혀갈 때 즈음이면 낮은 물가 물풀들 사이로 가득 모여 있는 물고기를 만날 수 있습니다.
바로 붕어들입니다.
붕어는 5월부터 산란하기 시작해서 7월까지 알을 낳습니다.
보통 수온이 25℃에 알이 잘 부화하기 때문에 수온이 알맞으면 물가 수초에 알을 낳아 붙이기 시작합니다.
산란시기에 떼로 다녀 물가로 올라오기 때문에 붕어 떼를 만날 수 있는 장관을 볼 수 있기도 합니다.

물고기와 친하지 않은 사람도 붕어라는 이름은 모두 압니다.
생김새 역시 동글하고 눈이 크고 몸은 납작해서 볼수록 친근함이 느껴집니다.
그래서인지 붕어는 4계절 사람의 삶 속에 있습니다.
날이 더워지기 시작하면 아이스크림을 배에 넣고 붕어 모양 아이스크림으로 만날 수 있고, 날이 추워지기 시작하면 배에 팥을 넣어 빵으로 탄생하게 됩니다.
요즘은 팥 말고도 다양한 것을 넣기도 하고, 황금 잉어라는 경쟁자가 나오긴 했지만 그래도 붕어빵이라는 호칭은 붕어에게 있습니다.
둘 다 공통점은 실제 붕어는 들어가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또 재미있는 사실은 물고기를 그려보라고 하면 대부분 붕어 모양의 물고기를 그립니다.
꽁치나 갈치 혹은 미꾸리나 메기 모양은 거의 보기 힘듭니다. 물고기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그게 바로 붕어입니다.

현재도 친숙한 붕어는 옛 분들에게도 친숙한 물고기입니다. 또한 현재와 비슷한 것은 식용으로 친숙했다는 것입니다.
허준(1539~1615)의 동의보감에는 “위를 다스리고 위장을 이롭게 한다. 모든 물고기는 화(火)에 속하지만 붕어만은 오직 토(土)에 속하며 소화관 속으로 들어가면 위를 편안하게 하고 창자를 이롭게 한다.” 서유구(1764~1845)의 『난호어목지』나 『전어지』에는 “흐르는 물에 사는 붕어는 비늘이 하얗고 황금색이며 맛이 좋지만 고여 있는 물에서 사는 붕어는 등의 비늘이 검고 맛이 떨어진다.” 마지막으로 이규경(1788~1856)의 『오주연문장전사고에는 “제천 의림지의 붕어가 가장 맛이 좋다.”라고 전해집니다.

붕어의 서식지는 아주 넓은 구역을 갖고 있습니다. 늪, 저수지, 농수로, 하천, 강 등 가리지 않고 살아가는 물고기입니다.
환경에 대한 적응력이 뛰어난 것인데 먹이도 갑각류, 패류, 지렁이, 수서곤충, 식물의 씨나 잎, 줄기 등을 먹고 살아갑니다.
그래서 수질이 나빠지거나 서식지의 환경에 교란이 생겨도 붕어는 살아남아 삶을 이어갑니다.

그런 붕어가 떼죽음을 당해서 물에 올라온다면 무척 심각한 일입니다. 매년 4대강 공사로 인해 물이 고인 여러 보 중에서 이런 현상들이 발생했습니다.
붕어가 견디지 못하는 하천의 물은 과연 생명을 이어갈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그 물이 돌고 돌아 우리들의 입으로 들어올 것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최근에 파주시의 공릉천의 물이 썩어 물고기가 집단 폐사하고 환경에 강한 붕어, 잉어조차 살지 못하는 현상을 가깝게 만났습니다.
몇 백억을 들여 조성했다는 생태하천 공사는 붉은깔다구와 실지렁이만 살게 되었습니다.

청주 도심의 여러 작은 하천도 공릉천과 비슷하게 생명이 살지 못하는 곳들이 있습니다.
하천을 덮어 감추려 하지만 물은 언제나 땅위로 올라오게 됩니다.
청주 도심 어느 곳에 발을 담글 수 있는 하천이 있을까요? 작은 하천은 작은 노력에도 바뀌게 됩니다.
귀엽고 생생한 어린 붕어들처럼 아이들이 뛰놀 수 있는 하천이 집 앞에 있다면 신나는 일이 아닐까요.

인똥이

인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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